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주식시장의 신용규모가 7월 29일부터 지난 11일 현재까지 8903억원이 증가해 연중 최고치인 4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5월 중순부터 2개월 간 3조8000억원에서 4조원대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규모가 증시가 강세장으로 접어들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7월 중 3조7000억원 순매도를 보인 이후 8월부터 증권회사로부터 빌린 매매자금인 신용융자 등을 바탕으로 2조3000억원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식시장 대비 신용융자 비중을 나타내는 신용잔고율도 1.21%로, 지난해말 대비 2배 증가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율 수준은 지난 2007년 최고점 1.7% 대비 70%에 육박한 상황이다.

대세 상승장이었던 2007년 6월 전체 신용융자잔고는 유가증권시장 4조6900억원, 코스닥 2조3100억원 등 7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었고, 현재는 유가증권시장 3조5200억원, 코스닥 1조2000억원 등 4조7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또한 연계신용 금액도 지난 8월말 현재 올해들어 182% 증가한 631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계신용은 증권사와 업무제휴를 맺은 상호저축은행 등 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은 투자금으로 주식거래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7월 이후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은 적지만 외국인들의 매수 탄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돈을 빌려 테마주나 급등주를 쫓는 투자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앞으로 신용공여를 취급하는 38개 증권사에 대해 리스크 관리와 고객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주의를 촉구할 예정"이라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적용되는 연계신용 취급 증권사에 대해서도 업무제휴에 신중을 기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