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신종 플루 테마주들이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발표로 수직 하락했다.

신종 플루 확산 추세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추격 매수가 계속되던 인기주들도 모두 급락세로 돌아섰다.

14일 증시에서 신종 플루 테마주 중 대장주 격인 파루는 5270원에 거래를 마쳐 하한가로 급락했다. 최근 4거래일 중 세 번째 하한가다.

항바이러스 섬유로 마스크를 개발했다는 케이피엠테크와 방역 마스크를 생산하는 필터 전문업체 지코앤루티즈도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소독제 분야를 신규 사업으로 추가한 메가바이온은 이날 거래량이 무려 2억주를 넘어선 가운데 13.79% 내렸다.

케이엠(-13.91%), 씨티씨바이오(-12.14%), 중앙바이오텍(-7.08%), 중앙백신(-5.95%), 대한뉴팜(-6.81%), 에스텍파마(-5.03%) 등도 하락세로 급전 직하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테마주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태에서 금융당국의 과열 경고 신호가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고 풀이하고 있다.

단타성 거래로 고수익을 노렸던 일반 투자자들에게 '탈출 신호'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다만 뒤늦게 추종 매수에 나섰던 일부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이상과열 종목으로 파루를 꼽는다.

태양광 추적장치와 무인방제기, 소독기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손청결보습제와 천연살균탈취제, 각질제거제 등 생활용품 판매액이 올 상반기 매출의 6.8%(11억9000만원)에 불과한데도 주가는 지난달 초 1705원에서 지난 8일까지 461.3%나 올랐다.

그러나 최근 유상증자 계획에 이은 금융당국의 경고로 주가는 이날까지 불과 나흘 사이에 반토막(44.9%)이 났다.

지난달에만 시가총액이 세 배 이상 늘어난 지코앤루티즈도 최근 6거래일 동안 13~15%대의 급등 · 급락을 번갈아 기록, 전형적인 '롤러코스터' 주가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들 1세대 신종 플루주에 이어 2세대 '변종 수혜주'를 찾는 개미 투자자가 적지 않아 과열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새로운 테마주를 형성하며 순환매가 유입돼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유명 온라인 투자 사이트에서는 관련 종목들이 검색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물타기로 세력과 같이 움직여야 한다' '3~4배 이상 수익을 낼 다른 변종 신종 플루 주식을 찾아라' 등 투기를 부채질하는 글도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이런 속에서 체내 면역증강제를 생산하는 대화제약이 이날 상한가로 치솟은 것을 비롯, 항균 스프레이를 생산해 옥시에 납품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승일도 이틀째 상한가를 이어갔다.

식약청으로부터 방역 마스크 인증을 획득한 웰크론(5.69%), 주사제 등 의약품 제조에 사용된다는 동결건조기를 생산하는 일신바이오(4.65%)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테마주 투자자는 주가가 오를 때 고수익을 노리고 뛰어들었다가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쏟아낸다"며 "무작정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