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1년을 맞아 장기 가치투자의 대표인사인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이 1년 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를 당부했던 편지가 새삼 눈길을 끈다.
이 부사장은 제2의 외환위기 우려까지 나오며 증시가 폭락해 패닉상황으로 몰려 많은 전문가들이 움츠러들었던 작년 9월 직접 쓴 편지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금방 회복되고 주가도 곧 적정 수준을 찾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주문했다.

그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10년 전의 외환위기를 다시 얘기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년 전보다 크게 낮아졌고,외환보유액은 2400억달러를 넘어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세계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우리 자동차들이 세계를 달리고 있다"며 국내 대표기업들의 높은 경쟁력을 상기시켰다.

이 부사장은 "모두가 주식을 살 때 과감하게 팔 수 있고, 모두가 팔 때는 과감하게 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다른 사람을 따라가는 뇌동매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기를 탈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삼성전자 · 현대차 등이 '승자 프리미엄'을 누리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지금, 이 편지를 다시 꺼내 읽노라면 역시 주식과 펀드는 장기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교훈이 새삼 다가온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