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신종 플루 테마주들의 불공정거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일부 종목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추종매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시세조종이나 주가 조작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일부 신종 플루 테마주들의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함에 따라 시세조종 발생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해당 기업의 허위 공시 등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심영일 자본시장조사1국 시장감시팀장은 "일부 종목은 '주가 급등-쏠림 투자 및 투기 거래 증가-주주 · 임원 차익 실현'이라는 2005년 조류독감 테마주의 진행 상황과 유사한 패턴"이라며 "신종 플루로 매출이 발생한 기업이 거의 없는 데다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할 때 과도한 주가 급등도 보인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증시에서는 '신종 플루 열풍'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마스크를 생산하는 케이엠테크와 웰크론,지코앤루티즈와 함께 면역증강제를 만드는 고려제약이 일제히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제약이나 진단시약처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기업보다 손세정제 마스크 열감지기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간 상승률을 보면 정부와 백신 개발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에 들어간 녹십자는 71.7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방역마스크를 생산하는 지코앤루티즈(325%)와 웰크론(273.28%),손세정제를 만드는 파루(255.30%) 등은 3~4배나 올랐다. 제약사 중에서도 치료제나 백신이 아닌 면역증강제를 생산하는 고려제약이 141% 상승하기도 했다.

일부 종목은 급락세를 보이기도 한다. 사흘 새 주가가 35%나 급락한 파루를 비롯해 중앙바이오텍 중앙백신 에스텍파마 대한뉴팜 바이오톡스텍 등은 8월 중순 이후 30~40%가량 급락했다.

개인투자자 최모씨는 "인터넷 투자사이트 등에서는 대박을 노리고 또 다른 '신종 플루 테마주'를 찾는 데 혈안이 된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