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으로 금융 위기가 촉발된 지 1년이 되는 이번 주 뉴욕 투자자들이 어떤 매매 행태를 보일지 주목된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신용 위기는 초대형 은행을 파산 위기에 몰아넣었다. 미국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미 가계소득도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국 가계가 잃어버린 자산을 다시 되찾는 데 10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리먼 파산 이후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정책당국의 시장 개입에 힘입어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뉴욕증시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통화완화 정책에 힘입어 3분기 3~4%의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나치게 재고를 감축한 탓에 제조업 생산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민간소비가 살아나면 미국 경제가 조만간 본 궤도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는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퀀티터티브애널리시스의 켄 타우어 시장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리먼 파산 이후 경제 상황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시간대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라면 통상 약세장을 연출했던 9월 뉴욕증시가 상승 행진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높아지는 실업률과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여전히 투자심리를 짓누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 15일 상무부가 발표하는 소매통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8월 소매판매가 중고차 현금보상 판매에 힘입어 2.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소매판매는 0.1% 하락했다. BMO캐피털마켓은 내구재 상품을 제외한 체인스토어의 판매는 여전히 위축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발표되는 전자제품 판매체인인 베스트바이의 실적으로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제조업 경기는 15일 나오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16일 공개되는 8월 산업생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는 주택시장 분위기는 17일 발표되는 8월 건축 허가와 신규주택 착공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밖에 금융위기 1년을 맞아 14일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연설과 15일 있을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연설도 증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이 예전보다 진일보한 경기평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