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 후광효과'에 중소 정보기술(IT) 부품업체들이 잇달아 증시 상장에 나서고 있다. 주로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들로 업황 자체가 좋아진 데다 증시도 상승세여서 지금이 공모자금을 통한 설비 확장과 기술 개발에 나설 때라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톱텍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모린스 디에스케이 케이엔더블유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이 잇달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일반공모 청약을 받는다. 멜파스도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협력사라는 점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자동화설비를 제작하는 톱텍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90%를 삼성전자 및 관계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휴대폰용 터치패널을 개발 · 생산하는 모린스도 올 상반기 매출의 93%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LCD 제조라인 장비를 생산하는 디에스케이는 매출의 50% 이상이 LG디스플레이와 연관돼 있어 이 대기업의 라인 가동이나 증설 여부,영업실적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케이엔더블유는 산업용 특수 테이프와 디스플레이 부품소재를 생산하는데 역시 주 거래처는 삼성SDI로 매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63%를 넘어섰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휴대폰 지상파 DMB 수신칩을 납품한다.

업계에서는 삼성 · LG그룹이 하도급 협력업체들의 상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톱텍은 삼성전자의 LCD 8세대 증설 투자와 탕정 사업장과의 물류 효율화를 겨냥해 공모자금 중 72억원가량을 아산사업장 신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케이엔더블유는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한 문산첨단산업단지 내 공장 부지 매입 비용 등에 공모자금 일부를 쓸 예정이다. 모린스도 약 170억원을 시설투자와 연구 · 개발에 대거 투입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