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vs 연내 가능 '팽팽'…호재 가능성 분석도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은 내년에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우려가 있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 부동산시장 안정만을 겨냥해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연내 인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늘면서 증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연내 인상론 '솔솔'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통위 이후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에는 소수 의견에 불과했지만, 이 총재가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고 그 상태가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상당수 증권사가 '11월 인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11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연내 0.50%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국내경제가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내년까지 확장국면을 이어가면 최고 3.5%까지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KB투자증권과 SK증권도 오는 11월을 인상 시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올해 4분기보다는 내년 1분기 인상을 예상하는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를 통해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감지됐다"며 "하지만 3분기 경기둔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년 1분기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연구원도 "이론적으로는 연내 인상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년 인상이 합리적"이라며 "무엇보다 증가하는 가계 이자부담이 금리 인상을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증시파급 제한적 전망…호재 분석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날 채권금리가 급등했지만, 증시에 미치는 파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금리 인상은 차입부담을 높여 기업실적과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친 현재 시점에서는 통상적인 논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금리 인상은 당국이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오히려 저금리에 따른 자산 거품을 적절하게 억제함으로써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신동석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채권과 외환 시장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증시의 경우 경기회복과 금융시장 정상화 측면으로 인식하면서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증시에서 유동성 공급의 주체는 외국인인 만큼 당국이 국내유동성을 긴축하더라도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동산 또는 채권의 투자 매력을 낮춰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김중현 연구원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앞서 금리인상 카드를 들고 나온다면 원화가치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증시의 수급을 주도하는 외국인에 환차익의 기대를 높여 매수세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