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1일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들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는 등 순환매가 나오고 있다며 업종간 키 맞추기의 연장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박승영 한국증권 연구원은 "적지 않은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과 기업이익 모멘텀(계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급이 크게 개선되면서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코스피 지수가 급등했다"며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 시장에서 대거 순매수에 나서고 베이시스 개선으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 선물을 약 7300억원, 현물을 43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는 각각 지난 9월 1일, 8월 4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수급 개선 이전에 지수가 매물벽이 얇은 구간에 진입했고 프로그램 순차익 잔고가 급감했던 것도 시장의 탄력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9월 들어 시장의 내용은 많이 달라졌다"며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와 자동차가 주춤한 반면 운수창고와 기계 등 소외됐던 업종들의 상승 폭이 크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순환매가 이뤄지면서 업종 간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 채권 시장은 급락했지만 주식시장은 오름폭을 확대했다.

박 연구원은 "상승 폭 확대의 원인은 우선 시중 금리의 상승이 주식시장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우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주체는 외국인인데 이들에게 있어 한국 주식시장에 상대되는 안전자산은 한국 국채가 아닌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국채"라고 진단했다.

10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5%로 마감해 0.21%p나 올랐으나 미 국채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