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네 마녀가 `심술' 대신 `마술'을 부리며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을 맞아 프로그램매매가 차익, 비차익 거래 모두 매수 우위로 3천986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현물시장 상승세를 떠받치며 주가지수를 밀어올렸다.

현물인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 매수를 위시한 기관의 매수와 4천313억원에 달한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1,644.68까지 치솟아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수 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강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며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따른 변동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했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 효과란 마감 동시호가 때 기존에 갖고 있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대규모로 프로그램 매수 혹은 매도 물량이 쏟아져 지수가 급등락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날은 그런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
장중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2천241억원, 비차익거래는 824억원 매수 우위에서 장 마감 때 차익거래 1천23억원, 비차익거래 2천963억원으로 바뀌었지만, 돌발 상황은 없었다는 평가다.

동시호가 때 장중 들어왔던 매수 물량이 청산되리라는 것은 예상됐던 바이고 다만 비차익 거래가 늘어난 것이 특별한 상황이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만기일 변동성은 크지 않았으나 제한적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올 것이란 증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3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게 눈길을 끌었다.

6월 만기 이후 매수차익잔고가 6천200억원, 매도차익잔고가 1조8천600억원 증가해 이론상 매도차익 청산으로 1조원 이상 프로그램 매수가 예상되지만, 스프레드(12월물과 9월물간 가격차)가 저평가된 탓에 매도차익은 롤오버되고 일부 매수차익은 청산돼 소규모의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매도차익에서 일부 청산물량이 나오고 차익거래는 반대로 롤오버된 것으로 추정되며 차익거래에서 소규모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매수차익 대부분은 외국인들 것이고, 이들은 베이시스뿐 아니라 환차익도 노리기 때문에 반드시 스프레드가 낮다고 해서 전량 청산하지 않고 일부를 롤오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스프레드가 저평가돼 있긴 하지만 어제 0.05에서 오늘 0.5로 10배 가까이 올라 외국인과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선물 매수분을 현물로 바꿔 비차익거래에서 크게 순매수가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