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들은 하반기 증시가 현 수준에서 더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경기 회복세와 대표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등 해외 증시보다는 국내 증시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 펀드 환매를 고려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삼성증권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3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4일) 부산(5일) 대구(7일) 등에서 공동 주최한 '펀드 리모델링 투자설명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응답자 576명)한 결과 "연말까지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응답이 절반 이상인 52%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이달 1일 기록한 연중 고점(종가 기준 1623.06)에서 10% 이상 떨어지는 '가격조정'보다는 한동안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기간조정'이 나타날 것이란 응답은 42.2%였다.

반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은 5.8%에 불과했다. 이상대 삼성증권 영업기획팀장(상무)은 "세계경제가 위기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난 데다 국내 경기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회복세가 빠르고,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판단이 증시 추가 상승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같은 기대는 유망시장을 묻는 질문에서도 확인됐다. 펀드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42.9%가 국내 증시를 지목한 것이다. 중국을 고른 비중은 32.9%였다. 이어 중국을 뺀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이 17.3%,미국 등 선진시장은 6.9%였다.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판단이 배경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유망한 펀드에 대해선 3분의 2 이상인 67.7%가 국내 주식형펀드를 택했다. 두 번째 유망 펀드로는 해외 주식형펀드(10.2%)를 제치고,주가연계펀드(ELF) 및 원자재 관련 펀드(16.1%)가 꼽혔다. 해외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데 비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에 대비,원자재 관련 펀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형과 혼합형 펀드를 고른 비중은 6%에 불과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채권형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펀드 환매 기준으로는 대략 코스피지수 1700선을 잡고 있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28.5%가 코스피지수 1700~1800에서 환매할 생각이라고 답한 것이다. 1800선 이상은 16.5%,1900선 이상은 15.9%로 나타났다. 1700선을 넘기 전에도 환매할 수 있다는 응답은 15.7%였다. 한편 2000선을 뚫어야 환매할 것이란 투자자도 20.9%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설문 결과로만 따지면 펀드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상승에 기대를 걸면서,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 펀드 환매를 고려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2분기 연속 드라마틱한 실적개선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만큼 3분기 실적개선까지 확인한다면 환매보다는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키울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