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이 치솟으면서 온스당 1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9.20달러(2%) 오른 온스당 997.7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월23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이 금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지금이라도 금에 투자한다며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주식에 대한 투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금 투자는 안전자산의 성격과 투기자산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금 가격은 보통 인도의 10월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9월에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최근 20년 동안 9월에 금 가격은 16차례를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세계최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인 SPDR 골드트러스트(Gold Trust)의 금 보유량이 최근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은 지난 6 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9월 들어 매입을 재차 시작했다. 이는 금 투자가 안전자산 성격에서 벗어나 투기자산의 성격까지 갖추면서 수요도 늘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모기지 연체율이 급등하고, 지방 중소형 금융기관 파산이 증가하는 등 여전히 금융불안은 존재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으로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유동성은 넘쳐 나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히 없다는 것도 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는 것. 이머징마켓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급등했고 국제 유가나 구리 가격은 최근 6개월 동안 각각 40.44%와 76.74%씩 상승했다. 그러나 금 가격은 연초대비 12.67% 상승하는데 그쳐 투기적 수요를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정권 교체도 금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차기 정권과 미국과의 미묘한 긴장 관계로 미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이 미국채를 더 이상 매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를 이외의 안전자산을 찾다보니 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안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금은 단기적으로 매력적이며, 금 관련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인도의 축제나 일본과의 관계로 인한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은 이벤트 성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금 가격의 상승이 이루어져 전 고점을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금 관련 해외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주(8월27일~9월3일) 섹터(업종 또는 분야)별 펀드에서는 금융과 IT 섹터 자금이 각각 1억 달러씩 유출됐고 원자재 및 에너지 섹터에서도 자금 빠져나갔다. 그러나 원자재 섹터 내에서 금 관련 섹터는 1억4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국내 금 관련 펀드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원금회복이나 차익실현 목적으로 환매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