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개최 예정인 남아공 월드컵의 수혜주가 벌써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SBS.

신영증권은 7일 '월드컵은 SBS'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앞으로 시장은 '월드컵 수혜주'에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며 "SBS와 독점 중계권을 가진 'SBS nternational'에 출자하고 있는 SBS미디어홀딩스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은 지난 5일 SBS가 독점 중계한 한국 축구대표팀대 호주팀 경기와 같은 시간대 KBS 인기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시청률을 비교하며 재밌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SBS가 독점 중계한 이번 평가전 시청률은 19.5%로,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 27.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며 "그 동안 '솔약국집 아들들' 시청률이 40%대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축구중계로 시청률이 급락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청률은 축구 국가대항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것으로 남아공 월드컵 기간의 시청률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

한 연구원은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은 SBS그룹 계열사인 ‘SBS International'(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율 100%)이 갖고 있다"며 "한 방송사가 이번 호주 평가전처럼 독점으로 중계할 경우 15초당 요금은 5000만원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독일월드컵 당시 토고전 때 MBC와 SBS의 광고요금을 합산한 것과 비슷하고, 한 방송사가 부담할 중계권료를 고려하면 이정도 광고요금은 충분히 형성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 중계의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든 이유도 흥미롭다.

시차가 독일 월드컵 당시보다 휠씬 낫다는 것. 남아공 역시 독일처럼 한국과 시차가 7시간이지만 경기시간대가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기준), ‘오후 4시’, ‘오후 8시 30분’으로 분산돼 있어 한국팀 예선전의 경우 3게임 중 2게임을 방송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12시에 중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팀들이 대거 출전한다는 점을 들었다.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동시에 본선에 오른데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도 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여건도 밝고, 한국팀이 유럽의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월드컵 중계 흥행의 한 이유로 꼽았다.

한 연구원은 "남아공 월드컵 개최 시 수혜주는 SBS와 제일기획, GⅡR 등 광고대행사들"이라며 "특히 SBS그룹은 핵심 자회사인 SBS 외에 SBS미디어홀딩스, SBSi 등 관련 자회사들도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