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함께 국내 증시의 견인차로 지목된 자동차업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향후 주가에 대한 전망은 증권사별로 갈리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3일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를 9만4천원에서 17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이는 현대차의 성장세가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 초 도요타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성재.김두현 연구원은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98년 0.9%에서 올해 4.8%로 상승했다"며 "특히 판매 증가율과 시장점율 상승폭, 소요기간 등에서 과거의 도요타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아차까지 포함하면 1~8월 미국시장 점유율은 7.5%로 도요타보다 높을 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지금도 도요타를 앞서고 있다"며 "올해는 현대차 주가가 재평가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도 2일 지난달 자동차판매 실적을 근거로 목표가를 10만6천원에서 14만5천원으로 37% 정도 높였다.

손명우 연구원은 "수익성이 개선된 신차의 판매 비중이 현재 8% 미만에서 내년 37%로 확대되면 환율이 하락해도 매출총이익률은 개선될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상승, 신흥시장에의 신차 투입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내수둔화 전망을 근거로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를 12만에서 11만원으로 1만원 하향 조정했다.

최대식 연구원은 "현대차 내수 판매 호조는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바탕으로 미래 수요를 일부 앞당겨서 판매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배제되면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내년도 내수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는 외국계은행도 가세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4일 수요 회복 기대로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당일 주가인 10만7천500원보다도 낮은 8만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 공정호 연구원은 "현대차가 11만원대까지 오른 상황에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현대차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견해와 과거 주가를 고려해 최근의 급등세가 조정을 받지 않겠느냐는 상반된 시각이 증권업계 내에 상존한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최근 경기가 좋지 않고 글로벌 업체의 실적이 다들 나쁜 상황에서도 현대차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쪽에서는 상승 전망을, 이러한 부분이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어 앞으로 상승 여지가 적다고 보는 쪽은 급등 부담에 따른 조정 전망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