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의 뚜렷한 회복을 알리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19개월 만에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 알리는 기준점인 50을 넘어섰다. 주택시장은 3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우려되는 고용지표 역시 바닥 탈출의 신호가 감지된다.

한국은 이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에서도 단연 앞서간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발표된 잠정치인 2.3%를 넘어서 2.6~2.7%로 수정될 전망이고,피치는 지난해 11월 신용등급을 내린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였으며,무디스는 한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러한 전반적인 청신호들도 사실상 작년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등이 신속하고 과감한 통화확장 정책을 취함으로써 가능했으며,결국 거대한 유동성을 제공한 결과일 뿐이라는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잉 유동성의 회수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사실 역시 완전한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게 한다.

중국의 성장세가 미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소비경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국가로서,그 성장의 지속 여부는 결국 미국 소비와 방향을 같이할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투자'와 '도박'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을 구분 짓는 유일한 점은 참여자의 위험 회피 정도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국내경기,기업실적에 대한 베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도박'이 되지 않기 위해선 위험을 회피하려는 정도가 '블랙잭'을 할 때보다 커야 한다.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주택지표 등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2%나 하락한 것은 현명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감수했던 위험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 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