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최악에서 벗어나고 있는 지금이 펀드 리모델링의 좋은 기회입니다. 세계시장에서 '승자 프리미엄'이 예상되는 국내 블루칩 투자 펀드와 중국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삼성증권과 한국경제신문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 주최한 '펀드 리모델링 투자설명회' 첫날 행사에서 이 증권사 이상대 영업기획팀장(상무)은 '펀드 포트폴리오 이렇게 짜라'란 강연을 통해 이같이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올 증시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설명회는 증시가 열린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700여명의 개인투자자가 몰려 행사장에 마련한 500석의 좌석이 부족해 100여석을 추가로 설치하고도 상당수가 서서 강의를 듣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이 상무는 강연을 통해 "펀드 환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고 세계적인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는 만큼 주식형펀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국내 펀드의 경우 '승자 프리미엄'을 누리는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IT주와 현대차 등 블루칩을 집중 편입하는 펀드에 관심을 쏟을 것을 권했다.

이 상무는 "삼성전와 하이닉스 등은 글로벌 경제위기 과정에서 증설 투자를 통해 원가를 낮추는 싸움인 '치킨게임'에서 승리하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LG전자와 현대차 등도 경쟁자인 소니에릭슨 모토로라와 GM 크라이슬러 등이 고전하는 사이 시장을 확대하며 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펀드에선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 투자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라고 권고했다.

이 상무는 "해외 주식형펀드에선 성장세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등의 펀드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중국 등 유망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증시는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선 어떤 곳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여기에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백화점'으로 변신하는 등 글로벌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어 향후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그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와 초우량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를,해외 펀드로는 중국본토펀드인 '삼성차이나2.0펀드'나 '신한BNPP봉쥬르차이나펀드',브라질에 집중 투자하는 'KB브라질펀드' 등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이 상무는 또 최근 확대 조짐을 보이는 펀드 환매는 향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증시 움직임을 보면 펀드 환매가 일어난 뒤에 주가가 매번 더 올랐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992년 이후 여섯 차례 코스피지수가 바닥 국면에서 40% 오른 시점에 거치식으로 펀드에 가입했어도 6개월 후와 1년 후엔 각각 26%,32%의 수익을 냈다. 또 같은 기간 미국 증시도 여섯 차례 바닥에서 30% 상승한 시점에 펀드에 넣어도 6개월 후에 10%,1년 후엔 14%의 수익을 올렸다.

이 상무는 "개인들은 매번 증시 꼭지에서 펀드에 가입하고 바닥에서 환매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설명회가 끝난 후 번역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김성준씨(42)는 "길게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현재 디스커버리펀드와 중국 · 브라질펀드가 있는데 적립식으로 계속 갖고 가는 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46)는 "삼성그룹주펀드와 브릭스펀드를 환매할까 고민했었는데 지금도 유망하다고 하니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펀드 리모델링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만족해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