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선전…주식부호 다툼 치열

4조원대의 주식 거부(巨富) 반열에 올라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간의 1위 다툼이 치열하다.

이 전 회장과 정 회장이 각각 보유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최근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두 사람의 주식부호 순위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3일 재계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1천780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2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정 회장이 4조2천19억원으로 약 7개월 만에 이 전 회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차명으로 보유하던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상장사 주식부호 1위에 올랐던 이 전 회장은 4조1천380억원으로 정 회장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정 회장이 선두에 오른 것은 보유지분이 많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2일 각각 전날보다 0.88%와 3.58% 오른 11만5천원과 14만4천500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가 2일 1.88% 하락한 78만4천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보유지분 가치도 소폭 줄었다.

그러나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 격차는 639억원으로, 계열사 주가 등락에 따라 금방 뒤집혀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 사람의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상승가도를 질주하고 있어 지분가치도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연초보다 각각 127%와 192.9% 급증했다.

반면 다른 주식부호들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고 있어 두 사람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조 6천755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으나 연초보다 8.9% 늘어나는데 그쳤고,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연초보다 12.4% 감소한 1조5천394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80% 늘어난 1조4천926억원을 기록하면서 5위에 올랐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연초 대비 32.7% 상승한 1조3천598억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연초보다 129.5%나 불어난 1조3595억원을 기록해 7위에 올라 부친인 정몽구 회장과 함께 '1조원클럽' 주식부호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신동주 호텔롯데 부회장이 1조3천165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1조945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1조76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1조원클럽' 주식부호에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