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대형 우량주들이 실적호조를 배경으로 뜀박질하면서 국내 대표그룹의 시가총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253억원 늘어나는 동안 삼성과 현대 · 기아차 LG 등 3대 그룹주들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모두 140조5000억원 증가했다. 올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이들 3대 그룹주가 견인한 셈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작년 말 117조원으로 급감했던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합계가 지난달 말 현재 192조1087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수가 다시 1600선을 회복한 8월24일엔 그룹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치인 78만5000원까지 치솟으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195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현재 830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 그룹주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1%로 19.2%였던 작년 말에 비해 4%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개월 동안 주가가 70% 넘게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10조원을 돌파,11%대로 떨어졌던 시가총액 비중이 13.6%로 치솟았다. 삼성전기도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올 들어서만 2배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이 6조6701억원으로 불어났고, 삼성SDI 역시 170%가량 뜀박질하며 시가총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LG전자와 화학 및 디스플레이를 앞세운 LG그룹주들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LG그룹주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1조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말 73조원을 넘어섰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주요 그룹주들 가운데 시가총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작년 하반기 반토막났던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주가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훌쩍 넘어선 덕분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23조349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20조원의 LG전자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의 시가총액도 23조7000억원에서 58조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해 3.8%에 불과했던 시가총액 비중이 6.9%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들 그룹주의 주가 영향력이 부쩍 커진 데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어 당분간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량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강화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폭이 여타 기업들에 비해 월등할 것"이라며 "주도주의 확산보다는 집중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도주 흐름에 편승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