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4일 1600선을 돌파한 뒤 1600대 안착과 추가 상승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외국인 매수세도 한국 증시의 이달 21일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 편입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어서 1600대 안착 기대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 증시 급락세와 지속되는 펀드환매 등을 감안하면 낙관할 수만은 없다.

증시 분석가들은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역시 믿을 수 있는 재료는 '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을 거치면서 증시 주도주로 자리잡은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가 3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실적 따라 주가 차별화 심화 예상

2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IT와 자동차 부문에서 두드러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1952억원에 달해 지난해 3분기(1조234억원)에 비해 114.5% 급증할 전망이다. 올 2분기와 비교해도 106.4% 늘어난 규모다. 하이닉스는 14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5.0% 급증하는 것을 비롯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대표적인 IT주들이 일제히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달성할 전망이다.

자동차 역시 실적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34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30.7% 불어나고,현대모비스 기아차 글로비스 등도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등 실적개선을 앞세워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종목들이 3분기에도 실적호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도 실적개선에 초점을 맞춰 매수종목을 고를 전망인 데다 펀드환매로 매수여력이 위축된 기관투자가들도 실적을 기준으로 부진한 종목을 버리는 대신 호전되는 종목에 매수세를 모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실적개선 여부에 따라 종목 간 주가 차별화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가 실적개선세를 이끄는 가운데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등 LED(발광다이오드) 관련 종목들도 돋보일 것이고,중국이 3년간 철강 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국내 철강주들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간이 흐를수록 IT와 자동차 등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미 실적개선 기대치가 충분히 높아진 상태여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와 정책방향에 따라 실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스트 증권사들 "IT · 車 부품주 관심"

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 한국투자증권 등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올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들도 실적개선이 뒷받침되는 IT와 자동차가 단연 유망종목이라고 추천한다. 특히 LG이노텍 디지텍시스템 성우하이텍 등 IT와 자동차의 부품주는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아직 덜 오른 종목들이 많아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설명이다.

IT 분야에선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분기엔 중국시장 수요가 강하고,4분기엔 '윈도7 효과'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은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진테크를 추천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대규모 신규 라인을 증설하기보다는 미세공정화를 통한 생산확대와 원가절감을 꾀하면서 유진테크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유진테크는 지난달 말까지 4일 연속 급등세를 보이며 50% 이상 뛰었다.

이 밖에 반도체를 시험하는 데 쓰이는 부품인 테스트핀을 생산하는 리노공업과,DDR3 D램 반도체용 테스트 부품을 만드는 파이컴도 증권사들의 추천대상으로 떠올랐다.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리노공업에 대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법인영업 담당자는 "기관 중에서도 중 ·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품주와 LED 관련주에 매수세를 보이는 곳이 눈에 띄고 있다"고 전했다. IT와 자동차 부품주 외엔 게임(엔씨소프트) 철강(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건설(대림산업) 등이 추천대상으로 지목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