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상승 랠리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낙관적인 예상에서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이미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최대 IT(정보기술)업체인 인텔까지 넘보고 있어 글로벌 시총 1위 IT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31일 코스피지수 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보다 7000원(0.92%) 오른 77만1000원에 마감,지난 24일 세운 사상 최고치(78만3000원)에 다시 바짝 다가섰다. 하이닉스도 600원(2.81%) 상승한 2만1950원을 기록,1년여 만에 2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작년 8월20일(2만210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의 강세는 지난 주말 인텔이 "수요 회복에 힘입어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새로 제시한 3분기 매출 목표 88억~92억달러는 지난 2분기 매출 80억달러보다 12% 늘어난 것"이라며 "이 같은 증가율은 과거 4년간 평균치(10%)를 훨씬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만큼 칩셋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뜻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승자 프리미엄'을 얻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전 세계 노트북 수요가 전기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등 PC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올해 PC시장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반도체주들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또 한 차례 레벨업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3분기 글로벌 D램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점에서 경쟁 업체 대비 주가 상승폭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기대감 덕분에 삼성전자 시총은 세계 1위를 향해 치솟고 있다.

대신증권과 톰슨IBES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28일 미국 달러화 기준(기준환율 1달러당 1244원40전)으로 903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휴대폰 세계 1위인 노키아(520억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인텔(1133억달러)을 바짝 뒤좇는 형국이다. 하이닉스도 101억달러로 마이크론(64억달러)을 크게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글로벌 업체와 비교한 주가수준과 이익전망치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내년 실적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에서 삼성전자는 12.0배, 하이닉스는 10.7배로 인텔(17.4배)과 도시바(23.4배)보다 크게 낮다. 삼성전자는 내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주가 수준(벨류에이션)은 낮고 이익 개선폭은 크다"며 "국내 증시의 수급을 좌우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이가근 연구원은 "단순히 올랐다는 이유로 반도체주를 차익실현할 시점은 아니다"며 "달리는 말에서 내리려다 다칠 수도 있고,말이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에서 최소한 D램 업황 회복이 지속될 연말까지는 반도체주를 들고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