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은 31일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대규모 자금을 써야 해서 재무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이 증권사 남경문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5.84%를 추가 취득키로 함에 따라 현대차 지분이 기존 14.95%에서 20.78%로 상승하게 된다"며 "현대모비스는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출자 지분요건인 지분 20%를 충족시켜 지주사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8일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현대제철이 보유중인 현대차 주식 1285만주를 1조3368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현대모비스가 기아차나 현대제철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기아차를 자회사로 둘 경우 현대차의 기아차 보유지분 36.44%와 대주주 보유지분 5.17%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 지분가치만 총 3조4192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기아차가 아닌, 현대제철을 자회사로 둔다고 가정하면 기아차가 보유중인 현대제철 지분 21.39% 등을 취득해야 해 총 3조3762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 연구원은 "2011년 현대모비스의 현금성 자산은 1조4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현대모비스가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2조원의 자금을 빌리거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현대차 또한 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의 지분을 매입해야 할 것으로 보는데, 2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아차는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각해 3조70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할 것이고, 현대제철 또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팔아 8100억원 가량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고 남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