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계 중앙은행장들이 잭슨홀에 모여 쓰러지던 세계경제를 신속한 부양과 공조를 통해 일으켜 세운 데 대해 자축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동안 풀었던 돈을 어떻게 회수할지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었다. 여전히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 환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고,이를 읽어낸 투자자들은 다시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투자자들이 낙관적으로 바뀐 데는 미국의 주택가격 반등과 실업률 상승세 진정이 시작됐던 것도 있었지만 계속 버블을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가 나쁜 만큼 주가가 상승한다. '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렇게 흘러왔고,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 국채를 사주며 미 국채금리를 안정시켰고,여기에 연동되는 모기지 금리가 안정되며 미국 집값의 추가 하락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런 중국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중국의 과잉 설비가 해소될 수 있도록 세계경제 성장률을 높여주는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이 있다. 그 차이만큼 자산가격 버블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물가 부담이 생기지 않는 한 자발적인 통화환수는 어려울 것이고,갈 곳 없는 돈들이 미래를 더 장밋빛으로 만들고 있다.

'MV=PY'라는 공식이 있다. 지금까지 통화량(M)이 많이 공급됐는데 앞으로 돈의 회전속도(V)까지 상승하면 물가(P)와 생산량(Y)이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수요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 특히 중국 한국 등 생산지역인 아시아에서 고용 조정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 부담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를 잡아주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시아의 과잉 설비이고,다른 하나는 각국 정부가 주식 · 부동산 쪽으로는 돈이 흐르게 하는 반면 원자재 투기 규제를 통해 '원가상승을 유발하는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중국의 설비가동률(수출증가율) 상승세가 본격화되거나 원자재 투기를 막지 못하면 비자발적인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강세장은 막을 내릴 것이다. 그때는 통화환수 압력이 경기회복 속도보다 더 빠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 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