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6일 중국 내 자회사인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 7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증자 규모를 보여주는 주식 수 등은 없고 달랑 증자 금액뿐이어서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올 들어 자회사의 유상증자 내용을 공시한 같은 중국 기업인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나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도 상황은 똑같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들 중국 기업의 유상증자 공시에 주식 수가 없는 것은 중국에 있는 자회사(또는 손자회사)들이 현지 상법에 따라 주식 수나 액면가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회사처럼 전체 자본금을 액면가로 나눠 주식 수를 계산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들 중국 자회사의 주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실수자본금(납입자본금에 해당)이 전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을 지분으로 인정받는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 지주회사들의 자회사가 대부분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으로만 증자를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주회사가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나 자체 잉여금을 자회사에 투입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지주회사와 자회사를 합친 전체 기업의 가치는 증자 이후에도 큰 차이가 없게 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