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주도株 하반기 영업익 전망치 급상향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증시 주도주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주요 IT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두 달 사이에 50~80%나 올라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가가 덜 오른 소외주보다는 업황 개선과 이익 증가세가 뚜렷한 기존 주도주를 타깃으로 삼는 투자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직 실적이 부진한 해운 철강 기계 등은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IT주는 반도체 D램 판매가 상승 기대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IT 자동차 금융 등의 대표주들은 3분기와 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크게 높아진 종목들의 상위권에는 IT주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지난 7월 초엔 584억원이었지만 최근엔 2.6배 수준인 1524억원으로 급상승했다. 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도 1470억원대에서 2250억원대로 크게 높아졌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지난 21일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3300억원대로 대폭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하이닉스의 D램 판매가격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3분기에는 23%,4분기에는 4% 각각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88%) LG디스플레이(82%) 삼성SDI(56%) 등도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개월이 채 안 되는 사이에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4분기 영업이익 예상 규모도 420억원에서 720억원대로 상향 조정됐다.

자동차와 은행 · 증권 등 금융주의 실적전망치 상향속도도 빠르다. 기아차는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2%,69% 높아졌다. 기업 · 외환 · 대구 · 부산은행과 동양종금증권 현대증권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LG화학 한화석화 등도 이익 추정치가 올라가고 있다.

증시 대표주자인 삼성전자현대차의 실적전망치도 급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분기에 2조원을 웃돌고 4분기에도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3400억원과 56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세아베스틸 동국제강 등 일부 철강주와 대한해운 한진해운 등 해운주의 3,4분기 실적은 당초보다 오히려 나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증시주도株 하반기 영업익 전망치 급상향
전문가들은 이익 전망치가 올라가는 간판 우량주들이 지수 추가 상승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격차 메우기를 염두에 둔 소외주 공략이나 중 · 소형주를 골라내기 보다는 대표주 위주의 접근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 육박하자 신규 투자를 고려하는 개인들 상당수가 가격부담이 적은 소외주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IT 자동차 금융 등 기존 주도주가 시장을 이끄는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리서치팀장도 "지수가 1600선을 돌파하면 외국인 매수가 몰리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익증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은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기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증가율은 3분기에 최고점을 찍은 후 4분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IT주의 이익 모멘텀은 4분기 이후 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