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바이오기업들이 '제2의 셀트리온'을 겨냥해 잇따라 증시로 입성하고 있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우회상장 이후 단숨에 코스닥 대장주로 오르고 차바이오앤도 시총 10위권에 들어서자 히스토스템 FCB파미셀 MCTT 등도 시장에 발을 디뎠다. 앞선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우회상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받쳐주는 셀트리온과 달리 대부분의 바이오기업은 기술력이 검증하기도 힘들고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해 무턱대고 바이오 테마에 편승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인터넷 통신장비업체인 코어포올은 20일 가격제한폭인 2980원에 마감,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장기이식 및 줄기세포 업체인 MCTT 지분을 13%까지 확대하고 MCTT 경영진을 대상으로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가는 급등세를 타고 있다. MCTT 지분 취득과 유상증자로 인해 양사 간 합병에 따른 우회상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앞서 유가증권시장의 의류업체 로이는 성체줄기세포업체인 FCB파미셀 우회상장을 재료로 폭등세를 탔다. FCB파미셀의 김현수 대표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우회상장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주가는 10배 이상 치솟았다.

코스닥기업 퓨비트(옛 텍슨)는 지난 4월 제대혈 및 줄기세포 치료업체 히스토스템 지분을 취득한 이후 합병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코스닥 우회상장을 통해 대장주로 급성장하면서 장외 바이오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증시로 입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2005년과 달리 일부 바이오기업은 기술력을 갖춘 데다 실적까지 나와 강력한 바이오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코어포올과 합병 가능성이 불거진 MCTT의 경우 2006년 에이에스이(현 지코앤루티즈)를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했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고 작년 매출 19억원에 영업적자 19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합병이나 영업양수도 주식교환 등을 통해 상장사의 지배권이 바뀌거나 사업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에 한해 우회상장으로 간주한다"며 "현재로선 MCTT 측에서 인수한 코어포올 지분이 2.5% 수준으로 낮아 상장사인 코어포올의 사업다각화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코어포올 관계자도 "우회상장에 대해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결정된 추진사항은 없다"며 "MCTT 연구원들에게 신주를 배정한 것은 회사가 MCTT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금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바이오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올초 이수앱지스의 경우처럼 기술력이 인정을 받으면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직상장의 길은 열려 있다"며 "우회상장이란 방식으로 서둘러 증시에 입성하는 데는 재무적인 부실 등 다른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기업들은 기술력의 편차가 심한 데다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성과가 가시화될 때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줄기세포와 같은 테마에 휩쓸려 성급하게 바이오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