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부동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했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설정액 100조원이 붕괴됐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MMF 설정액은 전날보다 1조9천422억원 줄어든 99조1천968억원으로 7개월여 만에 100조원 아래로 내려섰다.

MMF 설정액은 작년 9월30일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 1월8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져 3월16일 126조6천24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서서히 빠지다가 올 하반기 들어 유출이 가속화해 다시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MMF 설정액의 급격한 증감을 주도한 것은 법인 자금이다.

작년 9월30일부터 3월16일까지 증가한 MMF 설정액 64조2천936억원 가운데 법인 자금이 57조3천908억원이나 됐는데, 3월16일 이후 18일까지 감소한 26조1천652억원 가운데 법인 자금이 22조809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금융기관과 정부 투자기관의 대기성 자금이 MMF에서 빠져나와 채권형펀드 등 추가수익을 낼 수 있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 애널리스트는 "단기 상품들은 금리 인상 시기에는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기관과 정부 투자기관의 대기성 자금이 국고채 상장지수펀드(ETF)나 채권형 펀드 중 레포펀드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안 상품을 찾아나섰을 뿐 관망 심리는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