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의 밸류인액션(Value in Action, ViA)팀이 6년째 단 한명의 이직없이 고수익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화제다.

펀드매니저의 60%가 3년 내에 다른 운용사로 자리를 옮긴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펀드매니저는 철새'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로 구성된 알리안츠의 ViA팀은 팀원 6명이 적게는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른바 '텃새 매니저'인 것이다.

ViA팀은 2004년부터 주식팀에서 2007년 1월 이름을 현재와 같이 바꾸고 지배구조개선본부로 승격됐다. 처음에는 4명으로 구성됐지만 2007년에 2명을 충원해 6명을 채웠다.

팀원 6명 가운데 5명이 공인재무분석가(CFA)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 3명은 전직 회계사 출신인데다 박사, 경영학석사(MBA) 출신까지 포함됐다.

특이한 점은 이원일 알리안츠GI 사장은 팀원이라는 것. 팀장은 김정우 이사로 2004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2007년부터 팀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투자하고 있는 기업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조언하면서 '관계형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사장까지 발품을 팔았기 때문인지 이 팀이 운용하는 펀드인 '알리안츠기업가치향산 장기 증권투자신탁[주식]]을 수익률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2006년 8월18일 설정된 이 펀드의 3년째 수익률은 61.96%를 기록하고 있다.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 대비 44.64%를 웃도는 수익률이다.

이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배구조개선 전략을 내놓은 공모펀드가 3주년을 맞았다"며 "그동안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국내 가치형 펀드 대부분은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이른바 '매수&보유(Buy&Hold)' 전략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알리안츠GI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 동시에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도입해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였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조언했던 FnC코오롱(누적수익률 150%)과 경영권 분쟁 당시 자회사나 부실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권유했던 동아제약(누적수익률 32%)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가치'가 '주주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동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우 이사는 앞으로의 펀드운용에 대해 "펀드매니저는 펀드투자자를 대변해야 한다"며 "펀드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면서 지배구조개선까지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최근 판매를 시작한 신한은행을 비롯해 20개의 증권사와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공모펀드의 설정규모는 1400억원에 달하며 사모펀드를 포함하면 총 규모는 8000억원 정도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