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외국인이 최근 가장 무섭게 사들이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대한항공 주식을 지난달 16일부터 매입하기 시작해 한 달간 순매수를 지속 중이다. 한 달 만에 대한항공의 외국인 지분율은 9%대에서 17%대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은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대한항공의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최근 발표한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6.2% 감소한 2조745억원으로 증권사들의 기대치보다 6%가량 낮았지만 영업손실은 27% 이상 적은 1273억원을 나타냈다. 회사 사정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올해 실적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930억원 영업손실에서 올해는 1639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봤고 신영증권은 1669억원 정도로 이익폭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국제 유가가 작년보다 크게 떨어진 데다 원 · 달러 환율이 내려가 고정비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대한항공의 연료비는 6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1%나 감소했다. 1분기보다 8.3% 줄어든 수치다.

지헌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트유가가 크게 떨어졌고 여기에 환율이 하락하며 대한항공이 실제 결제할 돈이 줄었다"며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영업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분기 42%에서 올 2분기 30%로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외국인이 대한항공 주식을 사는 이유로 꼽힌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2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12.3%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지만 7월엔 신종 인플루엔자 영향에도 불구하고 1.9% 줄며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7일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1.7% 높여 5만7400원으로 설정하고 '매수'의견을 냈으며 삼성증권은 5만2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높였다. 신영증권도 5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JP모건은 5만원으로 목표가를 높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