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기간이 최장기록을 기록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는 전일대비 679억원이 빠졌다.

이에 따라 국내주식형펀드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22일 거래일 연속으로 돈이 빠져 나간 셈이 됐다. 이 기간동안 환매된 펀드자금만도 1조5893억원에 달한다.

22거래일 연속으로 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본격적으로 작성된 2006년 5월30일 이후 두 번째다. 2007년 3월30일~4월30일에도 22거래일간 펀드에서 환매행진이 이어졌다.

환매행진이 이 같이 길게 이어졌지만, 유출규모는 예전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3~4월에 22거래일동안 빠진 펀드자금은 2조9878억원. 이는 당시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원본에서 7.37%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그러나 이번의 펀드자금 유출 규모는 금액으로도 1조3985억원이 적으며, 전체 설정원본의 2.20%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해외주식형 펀드 역시 6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사흘째 순유출세를 이어갔다.

반면 계속되는 유출세로 100조원 붕괴가 코앞이었던 머니마켓펀드(MMF)는 8679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하루만에 순유입 전환됐다. 채권형 펀드도 384억원 순유입을 기록, 9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한편 국내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주가상승으로 전일보다 9750억원이 늘어난 72조2630억원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113조80억원으로 전날보다 8700억원 늘었다. 전체펀드의 순자산은 전날보다 2조4420억원 증가한 345조9620억원을 기록했다.

김혜준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연구원은 "국내주식형펀드가 원금회복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보수적인 투자자는 펀드를 환매하고 채권형펀드, 자산관리종합계좌(CMA), 예금 등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적극적인 투자자는 직접투자로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세는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600이라는 지수가 부담스러운 탓에 환매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시가 박스권을 보이면서 이러한 환매세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펀드런까지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회복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난다면 다시금 펀드에 자금이 몰릴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김혜준 연구원은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국내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세는 올해안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해외주식형펀드가 환리스크, 환급의 어려움, 비과세 혜택의 종료 등으로 상대적으로 국내주식형펀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