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종 대장주인 LG패션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향후 실적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패션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1억원과 18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3.1%, 25.2% 줄었다. 매출액의 경우 2285억원으로 9.1%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감소했다. 아울러 매출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돌았지만, 수익 부문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이는 신규 브랜드 런칭에 따른 투자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패션은 올해 상반기 신규 브랜드 7개를 런칭, 신규 브랜드로만 100여곳의 매장을 열었다. 새로 시작·인수한 브랜드들이 사업 초기 단계에 매장 효율성이 저조한 가운데 판매사원 확충 등에 따른 판매 수수료 확대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 브랜드의 매장 효율성이 향상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4분기까지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한 판관비 부담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매출 대비 판매수수료 비중이 올해 말까지 14%를 유지,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지적하면서도 장기 성장을 위한 '기회비용'이라는 측면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을 고수했다.

한상화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황기의 공격적인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및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로 이후 매출액을 확대 시킬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기 회복 시 새로운 기회에 대비해 적절한 전략적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규 브랜드 런칭 효과가 경기 회복과 맞물리며 LG패션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 이후 GDP(국내총생산)성장률과 민간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 패션 경기가 구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이에 그동안 진행한 적극적인 신규 브랜드 런칭 효과로 LG패션이 소비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주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는 올해 인수·런칭한 브랜드들이 수익에 기여하면서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주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13.2%를 기록,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올해 다져진 성장성을 발판으로 내년 이후 실적이 턴어라운드(반등)할 전망이라는 점에 비춰 장기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여성복의 약화로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이 다소 지연됐던 부분이 보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이익 하락보다는 내년 이후의 안정적인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진한 2분기 실적 등을 반영,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LG패션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우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내렸고, IBK투자증권(3만4000원→3만1000원), 현대증권(3만2000원→2만9000원), 메리츠증권(3만원→2만8500원) 등도 하향 조정했다.

반면 외국계증권사인 맥쿼리증권은 내년 실적 개선 전망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2만6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올려잡았다. 국내 증권사인 동부증권(2만7000원→3만원)과 메리츠증권(2만3000원→2만8500원)도 목표주가를 높였다.

14일 주식시장에서 LG패션은 장중 상승세를 타다 장 막판에 하락해 전날과 같은 2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