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올려 잡기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아차가 앞으로도 구조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완성차 내수 감소와 불안한 노사관계 등을 감안할 경우 2분기 실적이 정점이라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기아차는 2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4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4% 급증한 330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증권은 13일 기아차에 대해 오히려 현대차의 이익창출력을 넘어서고 있다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기아차 실적에는 토달 것이 없다"며 "역사적 최고치로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용 애널리스트는 "1분기 대비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을 74.3%에서 73.5%로 낮춘 것과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현대차에 비해 매출액 대비 훨씬 높게 잡은 비용이 반영된 것이어서 더욱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기업인 완성차업체의 이익창출력 지표 중에서는 영업이익과 해외시장개척비, 판매보증충당금전입액 합계의 매출액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비율이 상반기 기준 기아차가 13.6%로 현대차의 9.8%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기아차의 구조적인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18% 올려 제시했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 국내공장 판매가 예상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판매규모를 기존 102만5000대에서 105만대로 2.4%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구조가 개선된 신차를 지속해서 출시, 하반기에도 구조적인 턴어라운드가 진행될 것"으로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아차 목표주가를 기존 1만83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20% 상향 조정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크게 웃돌았고, 향후에도 판매 모멘텀 강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만7000원으로 소폭 올려 잡으면서도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춰 잡았다.

이성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3303억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2분기가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역시 이 같은 실적개선 효과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이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내수 수요가 상반기 소형차 중심에서 하반기 중대형차로 이동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그는 "모닝, 포르테, 쏘울로 이어진 신차 효과가 마무리 단계이고 9월말 출시 예정인 YF소나타와의 간섭효과도 예상된다"며 "따라서 하반기 기아차 내수판매는 18만대로 상반기 대비 5.5%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기아차 노조가 8월말까지 주야 각각 4시간씩 파업을 계획하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8월 생산량은 6~7월 평균 생산량의 절반인 5만대를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