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하이증시의 버블(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인허증권은 12일 "A주(상하이증시의 내국인 전용)가 전면적인 버블 단계에 진입했다"며 "시장이 요동칠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인허증권은 지난 5월에도 버블 붕괴를 경고했었다.

인허증권은 "상하이증시가 지난달 말 시작된 조정으로 상승 일변도의 국면에 이미 변화가 생겼다"며 "자본시장에 단계적으로 유동성 긴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 은행의 대출 증가세 둔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인민은행은 은행들의 7월 신규 대출이 전달의 23% 수준에 불과한 3559억위안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반면 7월 저축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은행에서 증시로의 자금이동설을 뒷받침했다.

중국에서는 은행 대출이 경기 부양보다는 증시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앞서 중국 대형 증권사인 선인완궈증권도 A주가 버블 영역에 들어섰다며 주식 매도를 권고했다. 선인완궈증권은 중국 경제 전망을 더 좋게 해줄 촉매제를 찾기 힘들다며 중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기대수익보다는 과잉 유동성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핫머니(투기성 자금) 유입에 따른 버블 우려도 중국의 유동성 관리를 예고하는 배경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핫머니가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2분기에만 879억달러의 핫머니가 중국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홍콩에 거점을 둔 핫머니만 1000억홍콩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66% 급락한 3112.72로 마감,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3200선이 무너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