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초대형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들이 당국의 엄격한 보너스 규제속에 일류 중개인들을 중.소형 증권사들에 속속 빼앗기고 있다.

이로 인해 이른바 월가의 B급 증권사들이 최근의 주가 급등 속에 큰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년간 증권업을 해왔지만 거의 월가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숀펠드 그룹 홀딩스의 스티븐 숀펠드 회장은 지난해 2억달러를 벌어 들였고, 최근 롱아일랜드의 9홀짜리 골프 코스가 있는 9천만달러짜리 대저택으로 이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이 저택은 바하마의 초호화 리조트 코브 아틀랜티스 처럼 설계됐다고 한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력 증권사의 초특급 중개인들을 유치했기 때문.
그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모건스탠리 등 일류 투자은행 출신 중개인 20여명을 고용했고 앞으로 10여명을 더 스카우트할 예정이다.

그 비용으로 그는 집 구입비용과 같은 9천만달러을 지불했다.

WST는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A급 투자은행과 증권사들에서 직장을 잃거나 스스로 사표를 낸 인력이 지난 3월말 현재 2만5천명에 이르며 이들 가운데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보너스 규제로 과거 만큼 돈을 벌 수 없게되자 중소 증권사로 빠져나간 경우도 꽤 있다고 전했다.

약 225명의 중개인을 보유하고 있는 퍼스트 뉴욕 증권은 최근 JP 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UBS AG 등에서 근무하던 유능한 트레이더 50여명을 더 영입했다.

이 회사는 이들의 근무공간 확보를 위해 맨해튼 미드타운에 새 오피스를 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브라이트 트레이딩, 쇼튼펠드 그룹, DRW 트레이딩 그룹 등 생소한 B급 회사들이 요즘 월가의 일류 중개인들 입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신문은 지난 3월 이후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금융회사들의 분기 순익이 높아지고 있지만 유능한 인재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로 큰 돈을 만질 수 없게 된 본래의 직장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B급 회사들의 성장세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