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경우가 있고,사업 다각화를 위해 매입했던 계열사 지분을 다시 넘기는 사례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자금난을 모면하기 위해 자산을 처분하는 경우가 있어 투자에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장비 기업인 티이씨는 7.05% 오른 8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계열사인 패밀리 레스토랑 '카후나빌'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결과다. 이 회사는 전날 '카후나빌' 지분 60%를 41억여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9월 60억원가량을 들여 지분을 매입하며 외식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지 1년 만에 손을 뗀 셈이다.

티이씨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 등 전방산업 업황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업을 강화하기 위해 매각을 단행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면 뜸해졌던 수주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 중국 등 신규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합사료 제조업체인 코스프도 본사 건물과 토지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185억여원을 받고 팔았다. 전체 자산 319억여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회사는 전날 공시를 통해 오는 11~12월께 주요 설비를 이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신사업 준비의 일환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23일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세븐에너지스틸은 코스프의 최대주주인 골든브릿지로부터 지분(21.0%) 및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코스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원개발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전문기업 다휘도 22억원에 부동산을 매각했다고 공시한 덕에 매수세가 몰렸다. 다휘는 이날 1.88% 오르며 지난 6일 이후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앞서 미스터피자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메모리앤테스팅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보유 부동산을 강경석 대표에게 24억여원에 매각했으며,엑사이엔씨도 파주소재 기숙사를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해 27억여원에 LG디스플레이에 처분했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당장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선 호재로 간주되지만 손해를 보면서까지 자산을 매각하는 기업들의 경우엔 재무구조가 위험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 투자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