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초 지분변동을 보고한 이후 디씨엠 마이스코 유진테크 등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형 가치주 투자로 유명한 한국밸류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11개 종목의 지분을 더 사들였고,신영운용도 10개 종목을 추가로 편입했다.

한국밸류는 특히 디씨엠과 마이스코를 집중 편입하면서 5% 이상 신규 취득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디씨엠은 부산 해운대구에 보유하고 있는 주차장이 개발되면서 가치주로 집중 부각되고 있는 종목이다. 대신증권은 이달 초 디씨엠의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7210원)의 2배 수준인 1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부동산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이 회사로 들어올 현금이 현재 시가총액(844억원)과 맞먹을 것이란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단조제조업체인 마이스코에 대해 지난달 "신공장 증설로 건조능력이 연간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1만7550원)보다 2배 이상 높은 4만7000원으로 잡았다.

한국밸류는 또 동국제약 지분을 2% 이상 확대한 것을 비롯해 효성오앤비 가온전선 세실 한신정 동일방직 텔레칩스 한솔케미칼 와토스코리아 등의 지분을 한 달 전보다 1% 이상 늘렸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대형주가 강세 현상을 지속했지만 꿋꿋이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마라톤' 등 대표적인 가치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신영운용도 유진테크 지분을 한 달 전보다 2% 이상 늘렸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유진테크는 지난달 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반도체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회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추가 공장 증설이나 설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운용은 골판지 제조업체인 삼보판지에스피지 화천기공 나라엠앤디 선창기업 한국전자금융 상신브레이크 디씨엠 등의 주식도 더 매입했다. 디씨엠은 한국밸류와 신영투신 등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운용사들이 동시에 매입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중소형주 장세로 전환될 조짐이 보이는 데다 국민연금의 가치주 투자 집행이 아직 남아있어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대형주지수는 1%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3.5%,3.7% 상승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대형주에선 이미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종목도 나타나고 있어 대형주에 투자할 경우 자칫 '뒷북투자'가 우려된다"며 "덜 오른 중소형 가치주가 대안이 될 수 있는 시점인 데다 특히 펀드가 투자한 종목은 검증된 실적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들 운용사가 한 달 새 지분을 축소한 종목은 이니시스 토비스 넥센 유성기업 에스피지 전북은행 한국프랜지공업 씨티씨바이오 파인디앤씨 평화정공 대진공업 씨디네트웍스 등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