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미국 고용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은 수준으로 나오면서 코스피 지수가 10일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9.4%로 예상치(9.6%)를 밑돌며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역시 24만7000명 감소로, 감소폭이 지난달 46만7000명 보다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날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43포인트(0.15%) 오른 1578.4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고용지표 개선, AIG그룹의 흑자전환 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9포인트 가량 오른 1585.35로 출발했다. 외국인이 19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면서 장초반 1588.15로 연중 고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과 각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인 중국 시장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긴축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 지난달 8개월만에 1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향후 3년과 5년 만기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 △은행이 여타 은행 등 금융회사에 판매한 후순위채를 자기자본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중국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다는 점 △중국 인민은행이 경제회복을 위해 느슨한 통화정책을 고수하겠지만 물가 리스크와 대출에 대해서는 미세조정을 언급한 점 △중국 2위의 건설은행이 지난 상반기 대출이 급증하면서 신용 위험이 높아지자 하반기 대출을 70% 축소하기로 한 사실 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후반 사흘 동안 6.1% 급락했고 2개월만에 주간 단위로 하락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중국 정책의 변화 여부에 신경을 곤추세워야 할 시기"라며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중국의 통화 정책 변화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급준비율 상향과 같은 긴축정책 보다는 하반기 대출증가를 억제하는 미세조정 정도의 정책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생산, 투자 등 실물부문보다는 대출이라는 금융부문의 과열에 따른 우려가 긴축의 배경이 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은 '여전히 경기가 취약하다'는 사실인데 지급준비율 인상과 같은 긴축정책으로 선회한다면 내수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 위원은 "크게 보면 지급준비율 인상과 미세조정, 두 시각 모두 긴축이라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할 수 있다고 보지만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준율 인상은 중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계기)을 둔화시키는 배경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미세조정은 단순히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의 과열양상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중국증시로 제한되고 국내 증시는 심리적인 측면에서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소 위원은 "이런 흐름에서 중국증시의 조정과 국내증시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면 오히려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로 인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