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600 밑에서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36%는 작년 9월 이후 환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주식형펀드 유입자금의 절반을 웃도는 44조원은 1600 위에서 유입된 데다 대부분 적립식투자로 수익이 난 상태라 지수가 1600을 넘어서면 대량환매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9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식형펀드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2년 6월 이후 1600 아래에서 투자를 시작했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작년 9월 이후 유입된 총 43조6045억원의 펀드투자 자금 중 작년 9월부터 지난 5일까지 환매된 규모는 36.3%인 15조8548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6월 이후 구간별 환매비중을 보면 코스피지수 900~1000에서 들어온 3조929억원 중 23.5%인 7264억원이 환매됐고,1000~1100 사이에 유입된 1조3668억원의 94.6%인 1조2929억원도 해지됐다. 1100~1200에서 유입된 4조3602억원 중에는 71.5%인 3조1172억원이 이탈했고,1200~1300에 들어온 6조6531억원의 24.0%인 1조5943억원이 펀드를 떠났다. 또 1400~1500에서는 3조9771억원,1500~1600에서 들어온 1조6916억원 중 83.6%에 달하는 1조4137억원이 환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줄기찬 환매가 이어지고 있어 코스피가 1600을 돌파할 경우 대량환매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유입액의 54%인 44조원이 1600 이상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경우 환매가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1600 이상에서 유입된 국내주식형 펀드자금의 75%는 적립식이어서 현재 평균 13% 정도의 수익이 났기 때문에 차익실현 유혹이 더 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컨설팅센터장은 "신규 투자자금이 펀드로 얼마나 유입되느냐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겠지만 1600 위에서는 대량환매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지수의 기간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