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이 온통 외국인에게 쏠려있다. 수급상으로 봤을 때 국내 증시를 이끄는 유일한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3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76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지수가 1600선에 다가서면서 펀드 환매 움직임이 거세지자 투신권이 매도에 나서고 있고, 개인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14일째 지치지 않고 '바이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이 무엇인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추측하기 여념이 없다.

외국인 매매를 참고한 유망업종이나 종목의 추천도 줄을 잇고 있다.

◆ "순매수, 당분간 지속된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헤지펀드, 지역펀드뿐만 아니라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글로벌 펀드에서도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국인 순매수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OECD 전체 회원국과 비교했을때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EPS도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외국인 순매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각국의 저금리 기조를 이유로 꼽았다.

김중현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급격하게 돌아서면서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적어도 연말까지 주요국에서 제로금리 혹은 저금리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이 고조되면서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봇물이 터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약 30.3%로 작년 중순 수준을 회복했다"며 "2004년 이후 진행돼 왔던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 감소가 증가로 반전됐으며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3월 이후 외국인의 주식 매수와 원·달러 환율을 비교해 보면, 매수세가 둔화된 시점과 환율 저점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연중 저점을 기록한 환율로 인해 환율 매력 차원에서 접근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 건설, 철강금속, 화학 등 유망"

그렇다면 이 같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어떤 종목이 유망할까.

변준호 연구원은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아직 높지 않은 종목을 살펴볼 만하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은 것보다 과거 평균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종목이 좋다"며 해당 종목으로 엔씨소프트, 효성, 삼성SDI, 호남석유, 삼성전기, 기아차, LG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 GS, 한국가스공사를 꼽았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5개월째 진행되었는데, 2003년 초중기처럼 건설, 전기전자, 금융업종의 강세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재 IT의 쏠림현상을 감안할 때 앞으로 금융업종의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다.

더불어 곽 연구원은 "주도주의 뒤를 이어 건설과 철강금속, 화학 섹터에서 순환매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