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트위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은 30일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 도입으로 문제가 생기는 한국 등의 조선업체에 대해선 기준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트위디 위원장은 이날 폐막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재단(IASCF) 주관 '서울 2009 IFRS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국내 조선사들은 달러화 거래가 많아 시가평가를 원칙으로 하는 IFRS가 적용되면 원 · 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과 부채가 급증하는 등의 경영실적 왜곡이 생길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결산일 환율에 맞춰 외화차입금 등을 표기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처럼 원 · 달러 환율이 오르면 기업의 실제 내용과 상관없이 재무제표상으로 적자기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사왔다.

트위디 위원장은 "한국 조선업계의 외화환산 문제는 조선사가 많은 인도도 마찬가지여서 검토를 통해 IFRS 기준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며 "기준 변경이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한국 인도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계기준 자체를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KASB가 사례를 IASB에 보고하면 위원회를 소집해 즉시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FRS는 유럽 방식의 회계 기준으로 기업의 자산과 매출 등을 시가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2011년부터 의무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며 미국 일본 등 150여개국도 이 기준을 따르기로 한 상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