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 시장의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29일 올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72.2% 급증한 439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던 2500억원대의 순이익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가장 최근에 실적 추정치를 내 놓은 하나대투증권의 3468억원과 비교해도 순이익이 1000억원 가량 많다.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이 2분기 20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7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신한카드 2245억원, 굿모닝신한증권 710억원, 신한생명 484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72억원 등 비은행 부문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대손충당금이 예상보다 적었던 게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6월말 기준 신한지주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77%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기업 구조조정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연체율도 2분기에는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고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신한지주는 2분기 총 531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신한지주의 강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부문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지주사 전체 실적이 큰 보탬이 됐다. 비은행 부문의 2분기 순이익은 3610억원으로 1분기 2085억원보다 73.1% 증가했다. 그룹 전체에서 수익에 차지하는 기여도가 67.1%에 이른 것.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은 2.77%로 전분기 대비 0.1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전분기 순이자마진이 0.53%포인트 하락한 것과 견주면 크게 선방했다. 이는 조달금리가 개선됐고, 신용리스크도 적절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감독기관이 권고하는 수준까지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했고,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그룹의 자산건전성과 이익 증가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지주의 실적은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이르는 등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조정론이 나오고 있었지만 이번 실적으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신한지주는 다른 은행주보다 덜 오른감이 있어 하반기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