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100만원까지 갈 것"이란 관측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도 강세를 보여 27일 장 마감 직전까지 70만원을 유지해 작년 6월18일(70만4000원) 이후 1년1개월 만에 70만원을 회복,이 같은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27개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74만9000원이다. 최고치는 교보증권이 내놓은 83만원이다.

역대 최고치는 2004년 4월 크레디리요네증권의 100만원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현대증권의 99만원(2006년 2월)이 가장 높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고무돼 잇달아 목표주가를 올릴 태세다. 실제로 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100만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에도 외국계 증권사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외국계인 A사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회사의 공식적인 목표주가는 80만원 수준이지만 개인적으론 100만원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유럽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04년엔 사실상 D램 반도체만으로 영업이익 12조원과 순이익 11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주가가 1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추천을 받았지만,지금은 당시보다 모든 점에서 사정이 낫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D램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낸드플래시 반도체에서 도시바와 과점체제를 구축해 다른 D램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고 휴대폰과 LCD TV 등에서도 뛰어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과거처럼 '불안한 선두'가 아니라 지금은 해외 경쟁 업체들을 다 쓰러뜨리는 형국이어서 주가도 그에 맞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공감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76만4000원까지 치솟자 한 국내 증권사가 98만원의 목표주가를 들고 나왔고,이후 주가는 오히려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달렸던 기억을 되살려 '100만원 징크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미국의 소비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는 목표주가 100만원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보기술(IT)업계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에 목표주가 100만원이 다시 제시될 날은 그리 머지 않아 보인다.

장경영 증권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