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끝나가면서 대표적인 여름 관련주로 꼽히는 빙그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빙과업체의 강자인 빙그레는 금융위기나 경기침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올해도 안정적인 수익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온 데다 지난해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투게더' 등 장수 히트상품의 가격을 올린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과 달리 차입금이 없고 매년 이익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아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빙그레가 지난해 대규모로 인수한 크라운제과 전환사채(CB)를 올해 말까지 주식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돼 크라운제과 계열인 해태제과 빙과부문 인수 가능성이 재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실적이 더 좋을 듯

26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내달 13일께 발표될 빙그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한 247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1891억원으로 7.54% 늘어날 전망이다.

빙과업체 특성상 빙그레는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중요한데 판매관리비가 2분기에 조기 집행됨에 따라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324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이 2분기 13.1%에서 3분기엔 16.2%까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빙그레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지난해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되고 주력제품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지속적으로 원가절감을 추진해 매출과 이익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 저항이 완화된 데다 원재료값이 하락해 올 하반기에는 더 뚜렷한 실적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출액 대비 수입원재료와 부재료 비중이 각각 2%와 3%에 불과해 주요 음식료업체 중 환노출도가 가장 낮다"고 분석했다.

오는 9월부터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다농'이 LG생활건강과 손잡고 요구르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치열한 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빙그레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마시는 요구르트 시장은 감소하고 있지만 빙그레의 강점인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은 여전히 성장추세"라며 "다농의 시장 진입 등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점차 커져 시장지위가 월등한 '요플레'의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기대감 높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기업들과 달리 차입금이 없고 오히려 이자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점도 빙그레의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백운목 대우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면서도 차입금이 없어 이자비용이 들지 않는 등 재무 리스크가 거의 없어 장기적으로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생겨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재 고령층을 대상으로 특화된 도시락 배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식품소재 산업에도 투자한 상태"라며 "성장가능성 있는 신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은 지난해 10월 대거 사들인 크라운제과 CB에 쏠려 있다. 빙그레는 '재무적 투자'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크라운제과 지분 21%로 바꿀 수 있는 물량이어서 빙그레가 크라운제과 계열 해태제과의 빙과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지만 크라운제과 CB의 주식전환 청구기한인 오는 12월16일까지 빙그레가 사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돼 해태제과 인수 가능성이 재부각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크라운제과가 차입을 통해 해태제과를 인수한 데다 '풋백옵션' 부담까지 있어 해태제과를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매도 대상이 빙그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가는 때 이른 여름 날씨가 나타났던 지난 5월15일 52주 신고가인 4만8600원을 기록했다가 이달 중순 4만원대 초반까지 조정을 받았지만,실적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4만440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조 연구원은 "탁월한 실적개선 여력에도 불구하고 올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에 불과해 음식료업종 평균 11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며 "관련 업종 내에서 신사업이 부각되면 주가 재평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