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올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개선을 통해 세계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한국 미국 중국 등 주요 증시는 가파른 'V자형'의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요 증시의 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강해져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상승효과가 나타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1502.59로 마감해 작년 8월21일(1512.59) 이후 11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9일 연속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여섯 차례나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수급과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등도 아직은 부담이 크지 않아 1500선 위에서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달 집계한 한국 기업의 1년 예상이익 전망치는 전달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주요 국가 중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그동안의 주가 급등보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주가를 해당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떨어졌다. 향후 1년 실적을 감안한 한국 증시의 PER는 지난달 12.2배에서 이달 11.5배로 낮아져 대만(21.7배) 인도(15.7배) 중국(13.7배) 인도네시아(12.5배) 등을 밑돈다.

증시 자금 흐름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23일 현재 13조8104억원으로 최근 1주일 새 1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16일(13조9325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달 초 4조원대로 급감했던 거래대금도 6조원대로 회복됐다.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상장주식회전율은 이달 6일 1.26%를 바닥으로 이날 현재 2.14%까지 상승했고 시가총액 회전율도 0.5% 수준에서 1%대로 올라섰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도 물량이 외국인과 일부 기관으로 넘어가며 손바뀜이 활발한 데다 업종 · 종목별 순환매가 뒤따르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당초 하반기 코스피지수 상한선을 1580선으로 봤다가 최근 1700으로 올렸다. 이 증권사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2개월 이상 끌었던 박스권을 뚫고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한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