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마침내 1500선을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1500선 이상에선 기대 수준을 낮추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T(정보기술) 자동차 은행 등 기존 주도주에 계속 관심을 둬야 할지, 아니면 다른 업종으로 갈아타야 할지 투자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단 기존 주도주들이 앞으로도 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렇지만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철강주와 최악의 상황을 지난 건설주의 상승 여력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기존 주도주가 추가 상승 이끌 것"

국내외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4일 대체로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 자동차 은행 등의 증시 리더십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가 내년초까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주도주에 집중되는 만큼 이들의 현 주가 수준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주도주가 앞으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IT주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 부담이 생긴 만큼 주도주 가운데 실제 소비수요 증가가 3분기 실적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확인되는 IT주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주도주 외에 철강주와 건설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은 상반기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3분기부터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나타낼 것"이라며 유망주로 제시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분양 주택도 조금씩 줄어드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도 더 커지지 않은 채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어 주가가 많이 빠진 건설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지적했다.

센터장들은 이 밖에 △내수경기 회복으로 상승 흐름이 기대되는 유통과 음식료 △하반기 이익 증가가 돋보일 제지 항공 유틸리티 △산업 사이클 회복을 한발 앞서 겨냥해볼 수 있는 조선 등도 눈여겨볼 만한 종목으로 꼽았다.

코스닥은 "외국인이 사는 실적주 주목"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실적개선주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펀더멘털이 양호한 코스닥 대표주를 집중 순매수하고 있다"며 "개인들도 테마를 좇기보다 실적개선을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만 빼고 순매수를 지속하며 장을 주도했다. 이 기간 키움증권을 324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1위에 올린 것을 비롯 태웅 휴맥스 디지텍시스템 다음 등 실적이 좋은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녹색테마주도 "아직 '꺼진 불'이 아니다"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녹색테마주의 주가는 과거 IT테마주나 바이오테마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녹색산업에 대한 지원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추세여서 올 1분기처럼 급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경영/송종현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