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서머 랠리'로 뜨겁다.

특히 이달 들어 주요 증시들이 올 최고치를 속속 경신하고 있어 '홀수 해의 7월엔 주가가 급등한다'는 서머 랠리의 속설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형국이다.

코스피지수는 24일 1502.09로 장을 마쳐 지난달 말에 비해 8.1%나 상승했다. 월말까지 일주일이 남았지만 이달 상승률은 유동성 랠리가 시작된 지난 3월(13.5%)과 4월(13.5%)에 이어 이미 월간 기준으로 3위다.

'7월 서머 랠리'는 올해처럼 강세장인 홀수 해에 특히 두드러진다.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2007년에는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10.9%나 상승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앞서 2005년과 2003년에도 7월 상승률은 각각 10.2%와 6.5%에 달해 3위에 올랐다. 홀수 해에는 상승장, 짝수 해에는 하락장이 반복되는 '홀짝 증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홀수 해의 7월엔 어김없이 급등장이 연출됐던 셈이다.

7월 효과는 미국 증시에서도 관측된다.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7.4% 올라 올 들어 가장 많이 오른 3월 상승률(7.7%)에 육박하고 있다. 앞서 2003년과 2005년 7월에도 다우지수는 3% 정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7월 강세장의 원인을 '상반기 어닝시즌 효과'에서 찾고 있다. 기업들의 연간 실적이 집계되는 1월에 주가가 대체로 오르는 것처럼 7월엔 상반기 실적이 나오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얻는다는 것이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특히 경기가 회복되는 해에는 상반기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7월에 지수가 오른다"며 "반대인 경우 7월에 하락장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약세장이었던 2002 · 2004 · 2006 · 2008년에는 7월 코스피지수가 제자리이거나 고꾸라졌다. 다우지수도 짝수 해인 2006년과 2008년 7월엔 각각 보합을 유지했고 2002년과 2004년 7월엔 3% 정도 떨어졌다.

여름 휴가철이라는 특수 요인을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펀드 매니저들이 7월에 장기 휴가를 많이 가기 때문에 상승장일 때는 주식을 미리 사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하락장일 때는 주식을 미리 정리하고 휴가를 떠나 지수 하락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미국의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제품 수요가 7월에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