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로 예정됐던 13개 증권사들의 소액지급결제 서비스 개시 시점이 다음달 4일로 미뤄졌다.

금융투자협회는 21일 금융결제원이 이날 오후 소액결제 서비스 제공 예정 증권사들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은 국내의 모든 소액결제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최용구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장은 "소액결제 서비스 개시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둔 상황에서 금융결제원이 서비스 개시 시점의 연기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금융결제원측을 비난했다.

그는 "금융결제원이 월말 결제 수요의 집중에 따른 서비스 공백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만약 그런 우려가 있다면 결제 전산망 운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줬어야 했다"며 금융결제원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일방적 업무 처리를 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은 주로 은행들인 기존 지급결제 전산망 이용 기관들이 대부분 업무량이 집중되는 월말에 신규 서비스를 개시하는데 난색을 표했고, 오는 29일과 31일, 다음달 4일 가운데 언제 서비스를 개시할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25개 기존 기관들 중 1개 은행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다음달 4일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13개 신규 기관이 동시에 참여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불안정 요인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무리하게 서비스를 일찍 개시하기보다는 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가장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결제원의 이번 조치에 따라 소액결제 서비스를 준비하던 증권사들은 서비스 개시에 맞췄던 신상품 출시나 마케팅 활동의 일정을 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증권사의 소액결제업무 담당 관계자는 "일정 연기로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지는 담당 부서별로 산정이 필요하지만 제휴사와의 계약이나 마케팅 일정 등을 조정해야 하므로 추가 비용 발생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결제란 현금 이외의 지급수단 제공을 뜻하는 말로 지금까지 은행에서 일반적으로 해 왔던 어음이나 수표의 결제, 지로나 공과금 자동이체, 인터넷이나 전화를 이용한 송금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25개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한 소액결제 서비스를 준비해 왔으며 현대와 미래에셋, 대우, 삼성, 한국투자, 우리투자, SK, 한화, 메리츠, 하나대투, 하이투자, 굿모닝신한, HMC투자증권 등 13개사가 오는 31일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