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평가됐던 우선주가 뒤늦게 상승랠리에 동참하고 있다. 보통주에 비해 덜 오른 데다 배당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투자심리가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증시에서 현대차 우선주는 2.82% 오른 2만7350원으로 마감해 3일 만에 상승했다. 장중에는 2만7950원까지 오르며 현대차 보통주 상승률을 압도하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차 보통주는 나흘 연속 올랐지만 현대차 우선주는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횡보세를 이어왔다. 삼성전자 우선주(2.47%)와 LG전자 우선주(1.93%) 현대모비스 우선주(3.80%) 등 시가총액 상위권의 우선주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보통주보다 더 많이 오른 우선주도 적지 않았다. 이날 LG보통주는 2.49% 상승한 데 비해 LG 우선주는 3.02% 올랐다. 삼성전기 우선주는 보통주(1.08%)의 두 배에 가까운 2.05%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는 0.71% 떨어진 반면 우선주는 4.97% 급등했다. 현대금속 우선주는 보통주의 하락에도 불구,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가 많이 포진해 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업종의 보통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권의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삼성전자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의 63.4%로 최근 3년의 평균치인 7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우선주 주가도 보통주의 34.1%에 불과해 3년 평균인 44.9%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 비율이 3년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낮은 43.3%에 그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최근에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됐지만 우선주의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우선주를 통해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주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 차이는 보통주가 올랐을 때 생기기도 하지만 우선주가 먼저 하락하며 발생하기도 한다"며 "대형주는 대개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 방향이 같지만 중소형주는 왜곡현상이 나타나기도 해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주와의 괴리율에만 초점을 맞춰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또 거래량이 턱없이 적은 종목의 경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현대금속 우선주의 거래량은 불과 54주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의 에이엠에스 우선주도 180주 거래로 7만1700원까지 급등했으나 보통주의 주가는 770원에 불과했다. 곽 연구원은 "우선주의 매력은 배당에 있으므로 올해 순이익을 내서 배당을 할 수 있을지와 과거 배당 성향은 얼마였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설/조재희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