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두달간 게걸음 움직임을 보이는 사이 실적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과열 부담이 완화돼 증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MSCI 한국지수 기준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가 12.0배까지 내려왔다.

이는 미국(13.0배)이나 선진국 평균(13.1배)보다 낮으며, 또 중국(13.8배)이나 인도(15.9배)를 비롯해 신흥시장 평균(12.4배)보다 밑도는 수준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PER가 높다는 것은 기업의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으로 그만큼 고평가 받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인 경우 저평가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지수가 3월 반등한 이래 4월 말까지 32.91% 단기 급등함에 따라 국내 증시의 PER는 13.0배까지 올랐다.

이는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 7월의 13.4배에 근접한 수준으로, 당시 기업의 실적, 즉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빨리 오른 것은 아닌지에 대한 '증시 거품'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국내 기업이 승자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치인 EPS 추정치가 최근 한달 사이 6.1%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PER는 지난 3일 11.7배까지 떨어졌다 최근 12.0배로 과열 부담이 해소되고 있다.

코스닥지수 경우 1,350~1,440에서 횡보세를 보이는 코스피지수와 달리 지난 5월20일 562.57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최근까지 15.79%나 내려 가격부담을 한층 덜었다.

특히 최근 코스닥시장에서의 수급상황을 악화시켰던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예상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주도했던 기관이 월별 기준으로 6월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섰으나 지난주 일평균 기관의 순매도금액이 199억원으로 그 전주인 334억원보다 대폭 줄며 매도세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기관이 아직도 저가에 매수한 물량이 많고 종목이나 지수 오름세에 따른 평가이익 수준도 상당할 수 있어 여기가 매물의 끝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우나 처분해야 할 대부분은 이미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관이 매수한 종목 중 일정 수준 이상은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있으며 새로 관심을 갖는 종목도 느는 만큼 대규모 매물 압박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과열 해소도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며 IT 기업의 실적 호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