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97.7%, 부동산 98.4%…펀드는 뛰어넘어

"자산가격 정상화과정…추가상승은 미지수"

증권팀 = 증권과 펀드, 부동산 등 각종 국내 자산가격이 작년 9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무너졌던 자산가격형성 메카니즘이 정상화의 길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시ㆍ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종가기준으로 1,440.10을 기록해 리먼사태 직전인 작년 8월 말 1,474.24과 비교해 97.7%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같은 기간 주가가 30%와 8.6%나 올라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같은 기간 유형평균수익률은 거치식 기준으로 1.39%였으며, 적립식은 15.90%의 수익률을 기록해 리먼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도 고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시장은 국민은행 주택관련 통계를 기준으로 작년 8월 중순 부동산가격을 100으로 할 때 지난달 15일 현재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포함한 전국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98.4를 기록했다.

특히 국토해양부가 공개한 6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전용 50㎡(4층)는 최고 10억6천만원까지 거래돼 재건축시세가 가장 높았던 2006년말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일부 지역은 이미 리먼사태 직전 가격을 넘어섰다.

이밖에 한국은행이 분석한 개인 금융부채 대비 자산비율이 3월 말 현재 2.16배를 기록해 9월말의 2.15배를 넘어섰으며 외환보유액도 6월말 현재 2천317억3천만달러로 작년 9월의 2천396억7천만 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또 글로벌 금융그룹 ING가 조사한 한국의 지난 2분기 투자심리지수는 122로, 2007년 3분기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는 등 정부와 민간기관이 발표하는 각종 지표들도 속속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정책 부문의 이른바 `돈 폭탄'으로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형성돼 제값을 받지 못했던 자산가격들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정상화 과정이 민간 중심으로 옮겨 가면서 앞으로는 거시경제의 움직임이 자산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경기회복 속도 등은 불투명해 자산가격이 향후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