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엔씨소프트의 '난제'…아이온, 중국에서 잘하나?
도대체 얼마나 벌었을까?

'아이온'의 중국발 실적이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게임업종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아이온은 지난 4월16일 퍼블리셔 샨다를 통해 중국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중국 동시접속자수가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뛰어난 성과로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견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아이온의 중국 내 게임 다운로드 순위가 하락하자 중국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6일에도 전날보다 7000원(4.73%) 급락한 14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부진하면서 다른 게임주들도 덩달아 침체 상태다.

베일에 쌓인 중국 아이온 실적이 드러날 2분기 실적 발표가 게임주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사따라 실적 추정 2배까지 차이

문제는 애널리스트들이 실적을 추정할 만한 재료가 많지 않다는 것. 따라서 중국 아이온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은 차이가 날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엔씨소프트는 중국 퍼블리셔인 샨다와 맺은 계약 관계로 인해 중국 아이온의 가입자수, 동시접속자수 등의 자세한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샨다 역시 마찬가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때에도 양사는 아이온의 상세한 성과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종목포커스]엔씨소프트의 '난제'…아이온, 중국에서 잘하나?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은 서버 수와 서버 수용량에 따른 접속자수, 중국 과금체계, 경쟁작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실적 등에 미루어 추정할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엔씨소프트 측에서 너무 정보를 안 주니까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2분기 엔씨소프트의 중국 아이온 로열티 수익은 70억~130억원. 증권사에 따라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아이온의 중국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초창기의 열기는 눈에 띄게 식었다.

최근 아이온에 대한 고평가 우려에 실적 추정치도 줄이는 추세다. 당초 2분기 전망치 평균은 150억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00억원으로 내려와 있다.

2분기 실적에 큰 의미 두지 말아야

한편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번 2분기 실적에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심준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는 중국 아이온의 상용화 초기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산하기 어렵다"며 "초기에는 시간 연장 프로모션 등 여러가지 이벤트나 변수가 많아 눈에 보인 성과보다 더 저조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픽만 보고 매출을 판단하다보면 과대평가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2분기에는 시장 전망치와 실제 발표치 괴리율이 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쪽 지표가 워낙 없어 시장에서 과대평가하거나 실망하거나 오해가 많았고 그에 따라 주가도 급등락했다"며 "이번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주가변동의 심리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다만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막연하던 중국 성과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많게 나오든 적게 나오든 2분기 실적은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미래 성과를 측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해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 이후에나 아이온이 중국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온은 3분기 이후에는 분기당 200억~300억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실적발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8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온의 중국 실적을 따로 발표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며 "대부분 지역별 실적은 나누어 발표하지만 개별 게임별 실적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