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3일 KB금융에 대해 유상증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어 외환은행 인수 이슈가 당분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KB금융은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1조원 정도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예정 발행신주는 3000만주, 할인율은 25%로 이사회 결의일 기준 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3만2800원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주 발행가액 산정이 남아 있어 최종 증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9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KB금융의 증자금액이 당초 예상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은행산업 재편 시기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은 가지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본 여력이 높은 KB금융의 증자 이유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것이고 외환은행 매각이 어느정도 구체화된 것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컸었다"며 "보유 자사주 매각 시 5조원까지 출자여력이 확대되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외환은행 인수 가능 시기는 뒤로 밀릴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사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자사주 매각에 따른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발생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자 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돼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줄고 자본 여력이 크게 개선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으로 해석했다.

최 애널리트는 또 "궁극적으로 KB금융의 주가는 앞으로 마진 반등 및 대손비용 하락 폭에 따른 경상 수익성 복원 정도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증자 과정에 따라 주가 등락이 발생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상증자 과정의 투자전략에 대해 "신주인수권은 상장 거래가 되지 않는 데다 그동안 증자 가능성이 계속 노출돼 왔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일 이후 주가가 등락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증자 참여를 위한 최종매수일인 오는 23일 이후에는 권리락 후 매물 부담으로 인해 주가 약세 가능성이 높고 상장 예정일을 전후해 매물 부담은 한번 더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